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고려신학대학원 대강당에서 신대원 개교 7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변종길 원장은 “70년 전에 하나님께서 이 땅에 고려신학교를 허락하신 것은 하나님의 큰 뜻이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서 지나온 70년간의 고신신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고자 한다.”고 인사했다.
▲ 고려신학대학원 개교 7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신대원 대강당 |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서 허순길 박사(은퇴교수, 신대원 전 원장), 유해무 교수(교의학), 김순성 교수(실천신학), 프랑스 장 칼뱅 신학대학 학장 미셀 조네(Michel Johner) 박사 그리고 네덜란드 캄펀 개혁신학대학 학장 룰 카이퍼(Roel Kuiper)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특별히 허순길 박사는 투병 중에 휠체어를 타고 산소 호흡기를 단 채 부산에서 천안까지 올라왔다.“고려신학대학원 70년 역사 회고와 기대”라는 주제로 진행된 허순길 교수의 강의는 고려신학대학원을 사랑하는 노 교수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았다.
허 교수는 고려신학대학원의 역사를 시기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고려신학교 초기; 수난의 시대(1946-1951), ▶고려파 교회 내의 갈등(1952-1960), ▶장신 승동측과의 합동과 고려파 교회와 신학교 역사의 단절(1960-1963), 그리고 ▶정체성을 잃어가는 고려신학교와 고려파 교회(1964-1987)의 시기이다.
▲ 허순길 교수(중앙 휠체어)와 신대원 교수 및 관계자들 |
고려신학대학원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한 허 교수는 고려파 교회의 정체성 상실의 결정적 시기를1980년 11월경으로 보았다. 즉 고려신학대학이 고신대학으로 개명된 1980년 10월 2일과 고려신학교가 고신대학에 속한 특수 대학원으로 인가받아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으로 불린 1980년 11월 3일 즈음이 고려파 교회의 정체성 상실의 시기라는 것이다. 허 교수는 ‘고려’라는 이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고려”라는 명칭은 첫머리에서 언급했듯이 뜻 없이 붙여진 이름이 아니었다. 고려라는 명칭 속에는 고려신학교의 신학과 이념이 담겨 있었고, 고려파 교회의 요람으로 그 역사가 담겨있으며, 온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는 “고려신학교(Korea Theological Seminary)”를 한국의 정통신학, 칼뱅주의 신학의 요람으로 인정해 왔다. 고려신학교를 지원해 온 교회들도 “고려파 교회”로 불렸다. 고려파 교회 신자들은 “고려신학교” “고려파 교회”라는 명칭을 자부심을 가지고 불러왔었다. 그런데 고려파 교회 지도자들은 이“고려”라는 명칭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고신”이라는 말로 대체하고 슬쩍 폐기해 버린 것이다.
고려라는 이름을 폐기 할 때 고려파 교회와 고려신학교의 정체성도 함께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한 허 교수는 마지막 힘을 다하여 ▶고려신학교의 정체성 회복, ▶고려신학대학원 명칭 사수, ▶법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고려신학대학원 세우기,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첫째, 고려파 교회는 “고려신학교”에서 배태되고 탄생했다. 이 신학교가 지향하는 신학은 개혁주의 칼뱅신학이었고, 신학교의 목표는 “생활의 순결과 순교적 이념을 가진 교역자 양성”이었다. 이것이 고려신학교의 터였다. 이 때문에 교회들이 고려신학교를 도왔고,총회 교권에 의해 쫓겨나는 것을 개의치 않았으며, 결과 고려파 교회가 생겨나게 되었다. 오늘의 고려신학대학원은 이 터를 다시 찾아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한국에 많은 신학교들이 있는데 왜 고려신학대학이 있어야 하는가? 이 터를 찾아 정체성을 나타낼 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고려신학대학원은 잃었다 다시 찾은 “고려”라는 귀중한 명칭을 지켜 가기 바란다.이 명칭 속에는 앞서 말한 고려신학교의 원래의 신학적인 터전과 신학교육이념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 명칭이 변하면 뿌리도 흔들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으로 불려야 한다는 분들이 있다고 들린다. 이를 경계하기 바란다.
셋째, 고려신학대학원이 대학교로부터 법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대학원대학교”가 되도록 계속 기도하고 노력해 가야 한다. 그래서 이 신학대학원은 고려파 교회에 의해 운영되고 감독을 받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고려파 교회가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은 강조하면서 개혁주의 생활원리인 영역주권을 무시하고 대학교운영(병원 포함)을 교회가 스스로 지고 옴으로 교회의 속화를 초래해 오고 있다. 이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주님으로부터 구원의 말씀을 통한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받았지 문화적 사명을 직접 받지 않았다. 이 문화적 사명은 신자 개개인이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이고, 언약의 자녀들을 받은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들에 대한 책임 있는 교육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여 교회제도(당회, 노회, 총회) 밖에서 이루어 가야한다. 영역주권의 혼돈은 교회의 속화를 초래하고야 만다. 이것이 오늘 우리 고려파 교회의 현실이다.
끝으로 허 교수는 "현실적으로나 법적으로 독립된 '신학대학원 대학교' 설립목적 달성이 어렵다 하여 뒤로 물러서거나 목적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것이 한국에 주님의 참된 교회 건설을 위해 필요하면 교회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느 때에 반드시 허락해 주실 줄 믿는다."고 전하며 강의를 마쳤다.
코닷 webmaster@kscoramd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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