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8-14 09:50
최영주 /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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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1117
조회 : 5,797  


믿음을 가르친 피아노의 길을 만나다

그녀의 피아노 안에는 눈물이 담겨 있다. “큰 자리가 아니더라도, 빛나지 않는 자리라 하더라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보혈의 피로 덮여 말씀으로 전신갑주를 입은 내 자신을 제물로 올려드리고 싶다”는 그녀의 피아노 길이, 갈 바를 잃은 영혼들에게 등대가 되기를, 주님과의 만남의 시간을 기다리는 애절한 영혼들에게 축복의 통로이기를‥

최영주 피아니스트의 독주 2집 는 그녀의 삶의 여정 곳곳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 사랑의 손길이 담겨 있다. 빈 들에 마른 풀 같이 시들었던 영혼에 존귀한 보혈의 비가 내린 후, 그녀는 죄인을 살리시고 광명을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을 지으신 이도, 부르신 이도, 보내신 이도 하나님이심을 고백한다. 그리고 평생에 가는 길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지키며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걷기를 다짐한다. 오직 주의 임재 안에 갇혀 기뻐 찬양하는 고백인 는 중보 기도가 된다.

경기여고 2년, 홀로 오른 유학 길

이른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

중학교 3학년 때 파리 컨서바토리에 입학 허가를 받을 정도로 귀재였던 최영주 피아니스트는 경기여고 2년, 은사였던 고 오정주 교수의 소개로 줄리아드 음대 Irwin Frendlich 교수의 지도를 받기 위해 홀로 도미해 노스캐롤라이나 예술학교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했다.

“저는 저녁이 되면 외로움에 부모님의 편지를 읽으며 울곤 했어요. 큰 딸을 세상적으로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셨던 부모님께서는 운영하시던 섬유 사업을 접고, 2년 후 동생들(현 최영돈 변호사, 최윌리암 GBM 부사장)을 데리고 미국에 이민을 오셨지요.”

그녀는 현모양처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꿈이었으나, 그 두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다 오게 된 낯선 나라, 그 외로움과 두려움을 달래주던 한 외국 남자를 만나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찍 결혼을 했고, 두 아이를 낳았지만 이혼을 하게 됐다.

“대학교 1학년에 결혼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니었어요. 최선을 다해 키워주셨는데 철 없이 인생을 결정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이혼이란 결정을 못하다가 결혼 15년 차에 이혼을 했지요. 이혼 결정도 점쟁이를 찾아가 할 만큼 믿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반주를 통한 찬송과의 첫 만남

날개가 된 인생의 동역자

부모님께서 반대하시는 결혼을 하는 바람에 학비 보조가 끊겨 워싱톤 연합장로교회에서 반주를 하게 된 그녀는 태어나 처음 찬송가를 대했다. 불교 집안 첫째 딸로 태어나 불공도 드리곤 했던 그녀는 성가대를 통해서 교회 생활을 시작하고, 세례도 받았다. 그러나 10년간 교회 생활을 하면서도 몸에 부적을 지니고 다녔다.

“이혼 후 애틀랜타로 와서 모임도 싫었고, 아픔도 보이기 싫었기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찬양만이 제 삶의 전부였어요. 그러던 중 십 년 전, 아내를 잃고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에 출석하던 김건수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당시 올케가 권하는 대로 배우자에 대한 기도 제목을 적어 기도하고 있던 저는 혹시 주님께서 보내주신 사람일까 생각했지요. 물론 재혼하고 초기에는 모든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매주 저를 이전 아내의 묘지에 데려갈 만큼 그 분을 잊지 못했어요.”

열 한 가지의 배우자 기도 제목의 첫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올해 시무장로로서 은퇴하는 김 장로는 주님께서 열어주시는 대로 사역을 따를 계획이라고 한다.

“저도 확실한 콜링을 듣고 싶어 10분 마다 10초간 울리는 비퍼를 늘 몸에 지니고 다녀요. 비퍼가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를 합니다. ‘내 마음이 답답합니다. 풀어주세요’ ‘지금 남편이 일하고 있겠지만 하나님과 대화하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내가 주님 딸이죠’ ‘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등 의식하지 않아도 하나님과 대화하는 습관을 갖고, 내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 살고 싶어서요.”

이들 부부는 아들 넷을 두고 있다. 김 장로의 두 아들 - 메디컬 닥터인 제임스, 그래픽디자이너인 스티브, 최 집사의 두 아들 - 다민족을 향한 열린교회의 주니어패스터인 크리스, 룰루레몬(스포츠의류) 소속인 제임스가 그들이다. 또한, 게브리엘(한국 이름 큰별)과 예비 손주도 있다.

“아이들은 중학교까지 제가 맡아 길렀고, 대학가기 전까지 아빠와 함께 했는데, 부모의 이혼이라는 아픔을 두 가족이 생긴 넉넉함으로 극복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여성치유 사역자로, 나의 대화가 누군가에게 등대 됐으면

매일 묵상 1집은 음악인 50주년 기념한 김건수 장로의 선물이었다. 곡 중 키의 변화를 두지 않고, 멜로디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한 연주는 가정, 교회, 병원 등에서 잔잔한 묵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음악이 좋아 하나님 나라를 찬양했는데, 나의 재능을 나타내는 만족감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으로 만난 하나님을 음악으로 고백하고 싶었지요. 1집 를 통해 치유를 받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새벽기도용으로 사용하고 계시다는 것에도 감사했고요. 2집 앨범은 편곡자가 저를 비롯해 John Innes, 정윤중, 박주희 등 네 명이나 됩니다. 음악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코드를 중심으로 제작됐어요. 특히, 잔 이네스씨는 빌리 그레함 목사와 43년간 투어한 피아니스트 사역자예요. 남편의 노력으로 인터넷으로 그 분의 집을 찾아, 직접 가서 세 곡을 연주한 후에 약속을 받았지요.”

1집 발간 후, 간증과 연주 투어를 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여성 치유 사역을 소망하는 이유는 이민생활의 어려움, 이혼과 재혼, 이혼 후 아이들이 겪는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예비해놓으신 길에 맞는 짝을 만나고, 남편에 대한 불신을 회복하고, 가정의 귀함, 엄마의 존귀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아이들을 기도로 품게 되었지요. 이런 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속에서 여성들이 치유를 받으시더라구요."

현재 그녀는 연합장로교회 시온 성가대원으로 있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또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길 때의 평안함을 알게 됐다.

“지난 사역을 되돌아보면 내가 너무 많았고, 저를 나타내려는 것이 많았어요. 그런 모든 것들이 헛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10년간 행복한 주부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즐길 수 있었지만, 우리 부부가 말씀 볼 수 있는 자리만 있다면 만족하면서, 남은 삶을 통해 하나님 사역의 일선으로 뛰어들고 싶습니다.”

천국의 찬양을 담은 3집을 소망하고 있는 최 피아니스트는 “지나온 세월 속에 하나님께서 계획하지 않으신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언제나 한결같이 이 땅에서 최고의 사랑을 선물해준 부모님, 두 동생과 그 가족, 든든한 네 아들, 믿음의 동역자인 남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녀의 피아노 안에는 눈물이 담겨 있다. “크고, 빛나는 자리가 아니더라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보혈의 피로 덮여 말씀으로 전신갑주를 입은 내 자신을 제물로 드리고 싶다”는 그녀의 피아노 길이, 갈 바를 잃은 영혼들에게 등대가 되기를, 주님을 만나기를 기다리는 애절한 영혼들에게 축복의 통로이기를.

대담·정리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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