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6일 정동제일교회에서의 학술심포지엄 모습 |
감리교회의 한국선교와 관련 2가지 의문이 있다. ‘최초의 선교사는 누구인지’와 ‘같은 시기에 출발했는데 왜 장로교회가 감리교회보다 교세가 더 큰지’가 그것이다. 이를 밝히는 학술 행사가 열렸다.16일 정동제일교회에서의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 제1차 학술심포지엄’ 이 그것이다.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는 누구인가
일반적으로 한국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로 장로교회의 언더우드와 감리교회의 아펜젤러를 꼽는다.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 오후 3시 함께 인천 제물포에 도착한 때문이다.
두 선교사 중, 누가 최초의 선교사인가에 대한 것은 ‘제물포에 발을 먼저 디딘 이가 누구였느냐’와 ‘누가 먼저 선교활동을 시작했느냐’에 따라서 갈린다. 전자의 경우 아펜젤러이고 후자의 경우 언더우드다.
언더우드는 제물포 도착 이후 곧장 서울로 들어가 알렌의 제중원에서 일을 한 반면, 아펜젤러는 일본에 돌아갔다가 7월 29일이 돼서야 서울에 입성,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감리교 최초 선교사와 관련, 1885년 5월 3일 아내와 어머니를 일본에 남겨 두고 홀로 한국에 들어와 알렌의 제중원에서 의료사역을 시작했던 감리교 목사자 의료선교사였던 일리엄 벤톤 스크랜튼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는 학자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보다 한 해 앞선 1884년 6월 한국에 들어온 로버트 매클레이를 ‘공식적인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발제를 한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매클레이를 ‘공개적으로 수도 서울에 들어 온 첫 번째 프로테스탄트(개신교) 선교사’라는 말로 정의함으로써 ‘공식적인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로 볼 수 없음을 시사했다.
1884년 한국에 들어와서 역사적으로나 신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국왕(고종)의 선교윤허’를 받고 자신의 선교지인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선교 개척사역을 지원한 ‘한국선교의 최대 공로자’이자 ‘한국선교 개척자’로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논찬을 맡은 김홍규 목사(내리교회)는 “1884년 6월 20일 매클레이의 내한으로부터 한국의 감리교 선교가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매클레이를 ‘한국 최초의 개신교 공식 선교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같이 시작했는데 왜 장로교 교세가 더 큰가
‘감리교와 장로교가 한국선교를 동시에 시작했는데, 왜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감리교인보다 장로교인이 더 많은가’하는 질문에, 대개는 ‘장로교는 교회를 먼저 세웠고, 감리교는 병원과 학교를 먼저 세웠기 때문’이라는 답을 듣는다.
이와 관련 아펜젤러 선교사를 주제로 발제를 한 김칠성 교수(목원대)는 ‘이 말이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세심하게 고찰하지 않은 데서 오는 오해와 무지’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세례 입교 문제에 있어서 유달리 엄격했던 감리교와 달리, 장로교(언더우드)가 무분별할 정도로 세례를 남발했고 알렌을 비롯한 장로교 선교사들이 조선 정부로부터 더 큰 호의와 특혜를 받아 선교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에 그 이유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에 의하면, 언더우드의 세례 남발은 당시 선교사들 사이에 이슈가 됐음은 물론 조선에 거주하던 외국인들로부터 “양심에 가책도 받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김 교수에 의하면, 조선 정부의 우호적인 태도가 감리교에서 장로교로 넘어간 것은 갑신정변 때문이다.
의료 선교사인 장로교 알렌이 갑신정변 때 부상당한 민영익을 치료해 고종과 왕비로부터 신임을 얻은 반면, 감리교가 ‘선교윤허’를 받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김옥균이 갑신정변 실패로 몰락한함으로써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개신교선교의 주도권이 장로교로 넘어가게 됐고, 이것은 장로교가 감리교보다 먼저 한국인에게 세례를 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김홍규 목사는 “김 교수의 이러한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강조’ 등 장로교 특유의 수직적 배타주의가 우리나라의 유교적 위계주의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볼 수도 있다”고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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