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의 <RE_FORM CHURCH>(교회성장연구소)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유럽, 미국, 한국 할 것 없이 교회의 위기와 추락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급부상하는 미국의 젊은 교회들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최근 출간된
▲ <RE_FORM CHURCH> / 이상훈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펴냄 / 239쪽 / 1만 1,000원 |
평신도 중심의 그룹 멘토링 사역을 통해 성도들의 사명 발견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같이 꾀하는 '크리스천어셈블리'부터 아카데미 사역을 비롯해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담이 없는 교회를 꿈꾸는 '뉴송교회'까지. 책에 소개되는 10개 교회 각각의 사역 형태와 섬기는 모양이 다양하다.
저자는 책에 소개한 교회들을 움직이는 힘을 '선교적 상상력'에서 찾는다. '선교적 상상력'은 지역사회를 교회 공동체와 무관하게 보지 않고, 지역사회의 필요와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고로 10개 교회가 공통적으로 세대와 인종의 한계, 지역과 전통의 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도들을 계속해서 세상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이 교회들은 대부분 성도들이 선교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목회자 중심이 아닌 수평적인 구조 속에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앞서 간략하게 소개한 크리스천어셈블리, 뉴송교회 말고도 주목해야 할 교회들은 많다. '드림센터'는 지역 공동체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킨 교회로 제시된다. 드림센터는 LA 에코파크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빈곤층들이 모여 사는 에코파크 지역은 치역이 안 좋은 곳 중 하나였다. 교회의 사역은 에코파크 지역을 바꿔 놓았다.
"실제로 드림센터의 사역을 통해 교회가 위치한 에코파크 지역은 과거 가장 범죄율이 높던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50개 도시 중 하나로 변모했다." (92쪽)
드림센터는 목회자 매튜 바넷의 찾아가는 사역에서 시작됐다. 매튜 바넷은 멕시칸 식당, 중국타운, 공원, 카페 등으로 들어가, 지역사회 안에 있지만 소외된 이들과 교제했다.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잔뜩 사서 가난한 이웃에게 가져다주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갱 단원들과 농구 시합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교회가 점차 확장되어, 현재는 "매년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2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사역을 통해 매주 5만 명의 사람을 섬기고 있"(85쪽)다. 교회는 거리를 청소하고 지역 주민들의 집을 수리해 주는 사역부터 홈리스,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재활하고 갱생할 수 있도록 보호소를 마련하고, 부적응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학교와 애프터 스쿨을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LA뉴시티교회는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회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같이 예배하는 특색 있는 교회다. 20여 명이 시작한 교회는 현재 400여 명까지 늘어났다. 교회에는 백인, 흑인, 라티오, 아시아인이 각각 20~30%씩 모이고, 교인의 1/3은 홈리스 회복 센터에서, 1/3은 다운타운 고급 빌라에서, 1/3은 시 외곽에서 온다.
"필자가 처음으로 이 교회의 주일 예배에 참석했을 때 받았던 충격은 매우 컸다. 그곳에는 세련되게 차려입은 도시의 젊은이들과 몸이 불편하고 냄새나는 홈리스들이 함께 섞여 아무렇지도 않게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184쪽)
LA뉴시티교회를 개척한 케빈 하 목사는 다양한 계층과 인종이 모이는 교회를 꿈꿨다. 그는 사역을 시작하기 전 5개월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자신과 뜻이 맞는 20명을 찾았다. 그러면서 교회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논의했다. "주일 밤마다 모여 서로를 알아 가고, 왜, 어떻게 교회를 개척해야 할지를 토론했다. 그러면서 함께 교회의 이름과 비전, 사명 선언문, 핵심 가치들을 세워 갔다."(187쪽) 그가 20명의 동역자와 가장 처음 했던 일은 다운타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한 생각을 듣는 것이었다. 이러한 노력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외에 할리우드에서 문화 사역을 하는 '모자이크교회', 철저하게 은사 중심으로 팀 사역을 하는 '락하버교회'(이곳에는 설교를 담당하는 티칭팀이 따로 있다), 8~20명씩 초대교회와 같은 공동체를 이루어 친구·동료·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해 선교적 사역을 실천하는 '소마공동체' 등 혁신적인 사역을 하는 젊은 교회의 사례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위와 같은 사례들을 정리하면서, 교회의 변혁을 위한 세 가지 키워드로 '존재론적 인식', '내적 사역', '외적 사역'을 제시한다. 먼저 교회가 공동체적 사명에 대한 분명한 자기 정체성(존재론적 인식)을 가져야 하며, 교회의 초점이 내적인 사역에서 외적인 것으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의 존재론적 가치를 희석하지 않고, 세상 속에 침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적으로는 공동체를 세워 가고, 외적으로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이 책에 나와 있는 10개 교회가 모두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선교 공동체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오늘날 교회들에게 자기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과 지역사회의 필요를 식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자의 말로 글을 맺는다.
"사실 교회는 처음부터 주변부의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고, 위기 때마다 주변부의 사람들로 인해 새로워졌다. 그렇게 보면 하나님의 나라는 매우 역설적이다.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세워진 교회는 전통을 고수함으로써 견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해 보이는 도전 앞에서 창의적인 사고로 새로운 사역을 시도하면서 발전하고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역사는 교회가 과거의 틀에 얽매여 그것을 지키려고 고집할 때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반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를 변하는 세상에 온전히 증거하기 위해 계속해서 길을 찾고 노력할 때, 하나님의 선교는 전혀 새로운 얼굴과 모습으로 사람들과 시대를 변화시킨다."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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