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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 윤대식 목사 성탄 칼럼] 크리스마스가 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변하고 있다


미국은 10월 31일 할로윈데이(Halloween Day)를 시작으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로 이어지는 긴 Holiday Season을 보낸다. 11월 넷째 목요일인 감사절이 지나면 곧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전환되고 거리마다 집집마다 장식들이 등장하며 종일 크리스마스 캐롤송(Christmas carol song)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크리스마스는 왠지 옛날 같지가 않다. 필자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에는 기독교적인 분위기의 크리스마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역차별 받는 크리스마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모두가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고 말할 수 있게 하겠다.”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해 10월 아이오와 주 선거 유세에서 약속한 말이다. 올 12월 9일 미시간 주 유세에서는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다시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군중은 이 외침에 환호했다. 다수 미국인들은 어떤 이유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이 말 한마디에 열광한 것일까? 대통령 선거에서 왜 이런 공약이 나온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미국 정치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여성차별을 철폐하고자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개념이 부상하게 되었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성, 인종, 약자 등에 대한 차별적인 언어를 자제하자는 움직임으로 이것은 여성차별만 아니라 인종, 종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보호하는 포괄적 운동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이 운동은 각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성차별, 인종차별의 의미를 담은 표현들을 시정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정치적 올바름은 미국인이라면 지켜야 할 일종의 규칙으로 여겨진다. 이런 변화에 따라 미국 백화점 등 대부분 쇼핑몰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연말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금지되고 대신 ‘즐거운 휴일(Happy Holidays)’ 등으로 대체되었다.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정치적 올바름을 고려한데서 나온 조치이다. 미국은 지금 이같은 정치적 이념과 사회적 변화 때문에 기독교가 역차별 당하고 크리스마스가 역차별 받고 있다. 


총성 없는 영적 전쟁

더 나아가 미국은 크리스마스 절기를 중심으로 기독교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이 만만치 않은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 보수적인 문화 비평 온라인 매체 'VDARE.com'의 편집장 피터 브라임로우가 1999년에 게재한 글에서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 또는 War Against Christmas)'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그는 기독교의 전통인 크리스마스를 세속화 시키려는 모든 진보주의자들의 도전과 이에 대한 보수파의 대응을 '전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인 만큼 이 인사말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진보파는 여러 종교를 가진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특정 종교의 인사말을 공공장소에서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대신 'Happy Holidays' 또는 'Season's Greetings'이라는 인사말로 대체하기 원한다. 특별히 미국 진보주의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비방반대연맹(Anti-defamation League)‘ 등과 같은 단체에서는 미국식 권리장전인 수정헌법 제1조 "의회는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자유로운 종교의식을 규제하는 어떠한 법도 제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교회와 국가는 분리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래서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국가가 지원하는 특정 종교의 상징물 전시를 반대하고, 공립학교에서의 공중 기도, 종교 의식, 묵상 등의 절차도 반대하는 등의 운동을 해 왔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기독교 신앙이 묻어 있는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도 서서히 다른 인사말로 대체되기도 한 것이다.

이같은 진보세력들의 반기독교 운동에 대해 보수세력들의 움직임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뉴욕 주 변호사 하워드 수더랜드는 "크리스마스 전쟁, 즉 기독교에 대항하는 모든 도전은 미국 대부분 시민의 뜻에 반해 미국을 변질시키려고 하는 일련의 운동 중 한 부분”이며 "미국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독립선언서부터 미국의 헌법에 이르기까지 기독교가 줄곧 미국 정신의 핵심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반기독교 움직임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알리려했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리스마스 전쟁’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국제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이 운영하는 폭스 뉴스(Fox News)의 'The O'Reilly Factor'라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유명한 보수파 방송인인 빌 오릴리(Bill O’Reilly)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둔 학교나 자치단체들을 찾아내 보여주며, 이런 현상들이 기독교의 전통과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 후 크리스마스의 전통이 정치적 좌파들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인터넷과 블로그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방송뿐 아니라 출판물도 등장했다. 폭스 뉴스의 또 다른 보수파 방송인 존 깁슨(John Gibson)은 '크리스마스 전쟁-신성한 기독교 휴일을 금지하려는 자유주의자들의 음모는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얼마나 더 나쁜가'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유대인 , 휴머니스트, 법률가, 문화 상대주의자, 자유주의자, 죄악에 빠진 기독교인 등으로 불리는 모든 세속주의자들의 비밀 결사가 크리스마스를 세속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보수파들은 신문과 옥외 광고를 통해서, 또한 물리적 운동을 통해서 반기독교 운동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보수 기독교 단체 중 하나인 미국가족협회(American Family Association)는 수년 동안 미 100대 소매업체들의 웹사이트, 미디어 광고, 매장 사인 등을 살펴 어떤 업체가 크리스마스라는 용어를 우호적으로 사용하는지 혹은 아닌지를 분석하여 발표해 왔다.3) 

 그리고 2005년도에 미국 소매업체 '타겟(Target)'이 연말 세일 행사에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대신 'Holiday'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불매 운동을 하였으며, 2013년도에는 펫스마트(Pet Smart), 레디오섹(Radio Shack) 불매운동을 벌여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불매 운동이 확산되자 월마트(Walmart)와 로-즈(Lowe’s)는 다시 연말 광고 문구에 'Merry Christmas'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2013년도에 텍사스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텍사스 내 공립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교사나 학생들이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해도 소송을 당하지 않고, 공립학교에 마구간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의 조형물을 설치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운동을 하는 이들은 미국인들이 예수가 구세주이며 그의 탄생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많은 긍정적인 결과들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즐기는 방식이 전통적인 모습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 공중파 방송의 진행자들이 'Happy Holidays'로 인사한다. 주택가 장식에서도 'Happy Holidays'라는 문구로 장식한 집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미국에서 기독교 신앙이 여전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약속이 미국 기독교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예수님이 없는 크리스마스

이런 사회적인 변화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크리스마스가 본질에서도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세시대에 그려진 성탄 성화에 보면 성탄과 전혀 관련 없이 보이는 두 마리 가축인 소와 나귀가 그려져 있다. 얼핏 보면 잘못 그려진 그림 같지만 실은 이 그림은 매우 성경적이다. 이는 이사야 1:3절의 말씀, 즉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 도다”는 말씀에 근거한 것이다. 성탄 그림에 이것을 그려 넣은 뜻은 사관의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의 사람들은 누구이신지 잘 알지 못하고 영접하지 않았지만 그 마굿간의 소와 나귀는 아기로 오신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안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그래서 아기 예수로 오신 그리스도, 그리고 그 분이 이 땅에 오신 참 의미를 알지 못할 때 또한 그분을 바르게 영접하지 않을 때 누구든지 소와 나귀만도 못하다는 교훈을 이 그림이 전해주고 있다. 

 오늘은 어떠할까?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있을까? USA Today에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담은 설문조사를 했다.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물이라고 대답했고, 예수님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불과 몇 명에 그쳤다고 한다. 사실 미국 사람들 중 97%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움으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떤 심리학 교수가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 40명에게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선물, 공휴일, 캐롤송, 산타클로스...” 라고 답했으며, 예수님이라고 대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때에도 자신의 영혼을 구원할 메시아의 오심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은 여전히 현세적이고 자기중심적이요 쾌락적이다. 이점은 정치적인 변화나 사회적인 변화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이다. 


크리스마스의 회복

이런 변화 속에 사는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인 교회들도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회적으로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적극적인 대처와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 불신자들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다. 교회와 성도는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구원자가 오신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보존하고 참된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전하도록 힘써야 한다. 언론을 통해서든, 출판을 통해서든, 선한 운동을 통해서든 다양하고 최선의 방법으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교회와 성도 개개인의 신앙에서도 크리스마스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온 인류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이 주인공이 되는 크리스마스! 자기 즐거움이나 자기 흥분에 휩싸여 지내기보다 예수님을 생각하고, 예수님을 소중히 여기는 성탄절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요, 가장 놀라운 선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이 바로 온 인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기에 교회는 점점 세상으로 마음을 빼앗기는 이들을 위해 새롭고 영성이 넘치는 예배를 준비해 보자. 그리고 ‘크리스마스(Christ+mass)’라는 표현에 걸맞게 평강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최고의 예배를 드리도록 하자. 또한 나를 위하여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면서, 그분처럼 나도 이웃을 향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고자 하는 풍성한 사랑의 마음으로 나눔도 실천해 보자. 무엇보다 그 분이 주신 구원과 평화를 만민과 더불어 누리도록 더욱 열심히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크리스마스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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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hn Gibson, The War on Christmas–How the Liberal Plot to Ban the Sacred Christian Holiday Is Worse Than You Thought, New York: Penguin Books 2005.


 2)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Christmas'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약화되는 주된 원인을 유대인에게서 찾기도 한다. 미국 보수 정치인이었던 제럴드 스미스는 "유대인들이 신약 성경의 주인공인 예수를 대체하기 위해서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를 도입했다"며 "UN이 그리스도 이름의 사용을 억제한 것도 유대인들에 의해 조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이 지금까지도 미국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유대인들은 크리스마스 대신 '하누카(Hanukkah)'라는 명절을 기념하는데 미국 보수주의 자들은 유대인들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희석하고 자신의 명절인 하누카를 드러내기 위해 수정헌법 1조를 이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3) 올해 이들이 발표한 크리스마스에 우호적인 업체로 Five-star를 받은 업체들은 Cracker Barrel, Hobby Lobby, Kirkland's, Lowe's, Michael's Stores and Walmart이 선정되었고, 친우호적인 업체들로 ACE Hardware, Banana Republic, Bass Pro Shops, Bed Bath & Beyond, Books-A-Million, Dick’s Sporting Goods, Home Depot, J.C. Penny, Kmart, L.L. Bean,  Marshall‘s, Neiman Marcus, Proflowers, Rite Aid, Sam’s Club, Toys R Us,가 소개되었다, 반면 크리스마스에 가장 비우호적인 업체들로는 Barnes & Noble, Best Buy, Foot Locker, The Gap, The Limited, Nordstrom, Office Depot, Office Max, Pet Smart, Staples, Victoria’s Secret 등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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